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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빈의, 현빈에 의한, 현빈을 위한’ 영화 ‘공조’
    영화/네오의 시선 2017. 1. 17. 13:28

    ‘공조’ 포스터. 사진=CJ엔터테인먼트/JK필름 제공



    Q : 한국 영화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직업은?

    A : 조폭과 형사입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투캅스를 거쳐 공공의 적’ ‘베테랑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시장에서 형사 버디 무비가 득세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영화 공조(감독 김성훈)’를 보면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 캐릭터가 확실하다는 점. 형사는 강진태(유해진)의 넋두리처럼 범인을 쫓고 격투를 벌일 때 멋있(어 보인)다는 것입니다. 감독은 화려한 액션을 선보일 수 있고 추리기법을 이용해 이야기가 풍성하게 만들 수 있다. 한국사회의 모순을 꼬집을 수 있는 주제의식을 담을 수 있죠. 위트와 유머는 덤입니다. 감성을 건드리는 주제의식과 위트와 유머가 만날 때 관객의 카타르시스는 폭발하죠. 하지만 형사 버디 무비는 정해진 틀이 있습니다. 자칫 서사구조가 전형적이고 올드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조(감독 김성훈)’에서는 남한으로 숨어든 북한 범죄 조직을 잡기 위해 북한 특수부대 출신 형사와 남한 사고뭉치 형사가 만났습니다. 남북 최초의 공조수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현빈은 투박한 북한 형사 림철령 역할을 맡았지만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슈트발은 여전합니다. 림철령은 지금까지 현빈이 연기했던 캐릭터 중 가장 남성적인데요. 영화 내내 가라앉은 저음의 사투리로 복수심과 분노에 찬 북한 형사를 잘 표현했습니다.

    현빈은 몸을 아끼지 않았죠. 총기 액션에다가 도심을 질주하는 카체이싱, 옥상에서 유리를 뚫고 잠입하는 장면 등 각기 다른 공간에서 다른 컨셉으로 촬영한 액션은 볼거리입니다. 림철령은 물에 젖은 두루마리 휴지 하나로 칼을 휘두르는 조폭들을 제압하죠. 일당백의 판타지(?)를 가지고 있는 남성 관객의 눈길까지 잡습니다.


    남한형사 강진태(유해진)는 어떤가. 세월을 돌린다고 해도 결코 식스팩 따위는 만들 수 없는 신체 조건, 행동보다 말이 앞서는 기름진 입술, 여우 같은 아내와 토끼 같은 딸 등 림철령이 가진 것은 하나도 없는 반면 림철령에게 없는 것은 모두 가진 남자입니다.(유해진의 전매특허인 코믹 연기는 여전하다.)


    하지만 공조는 공식대로 따라가는 서사구조와 모든 것이 다른 림철령과 강진태의 삐걱대는 마찰음을 표현하는 얼개가 허술한데요. 게다가 극이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림철령과 강진태의 우정에 대한 묘사는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목숨을 걸고 찾은 위조지폐 동판을 대하는 태도나 납치됐던 아내와 딸을 구출하고 다시 림철령을 구하러 사지로 돌아가는 강진태의 모습엔 고개가 갸우뚱거리게 만들죠.


    형사 버디 무비라는 장르에 맞추다보니 각본은 무난하고 무난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조는 재밌습니다. 한 마디로 현빈의, 현빈에 의한, 현빈을 위한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는 유해진과 김주혁, 장영남과 임윤아가 있어 가능했습니다.(1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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