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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쌍다반사/칼럼 2017. 2. 24. 09:00

    시간을 돌려보겠습니다. 지난 2월 26일(현지시각) 미국 LA 아카데미 시상식의 한 장면입니다. 단상에 오른 탐 크루즈는 한마디 말을 던지듯 내뱉었습니다. “작품상은 아티스트.” 찰나의 순간 청중은 말을 잊었습니다. 3D시대에 흑백 무성영화라니, 시대착오라는 생각이 퍼뜩 스친 것일까요. 그게 아니었습니다. 가슴 벅찬 탄성이 쏟아졌습니다.


    이 영화, 소리는 없어도 울림이 큽니다. 배우의 풍부한 표정과 몸짓에 관객은 오감이 열립니다. 말이 비운 자리는 상상력으로 채웁니다. 생각하는 모든 것이 스크린에 옮겨지는 오늘 날에도 아날로그 감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아날로그 감성은 문화·예술에 한정된 것이 아닙니다. 기업에도 필수입니다. 아날로그 경쟁력은 오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애플의 제품 디자인에서 보듯 한 번 쌓아올리면 후발기업이 넘기 힘든 진입장벽이 됩니다.

    이 영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또 있습니다. 시대 변화에 대한 태도입니다.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것만 본다고 했던가요. 무성영화 스타 `조지(장 뒤자르댕)`는 변하는 세상에 고개를 돌립니다. 두 눈을 질근 감아 버리죠. `유성영화는 예술이 아니야`라고 되뇌면서 말입니다.

    선도 기업은 조지처럼 `파괴적 기술`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변화도 알고 기술도 있지만 기존 수익모델이 잘 돌아가기에 느긋합니다. 이통사가 카카오톡 같은 벤처기업에게 문자메시지시장을 내준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델이 성공한 이유기도 하죠. 파괴적 기술이란 클레이큰 크리스텐슨 하버드대 교수가 `혁신기업의 딜레마`라는 책에서 제시했습니다. 싼 가격과 새 고객의 기대에 맞춰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는 혁신입니다. 결국 기존 기술을 대체하고 시장을 바꿉니다.

    조지가 탭댄스로 재기하는 결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무성영화의 몸짓(아날로그)을 유성영화의 소리(첨단기술)에 접목시켰습니다. 융합이 뭐 별건가요. 미래학자 조지 길더는 이렇게 말합니다. “디지털 기술이 확장될수록 이익의 더 큰 부분은 아날로그 기술로 옮겨간다.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역설이다.” 디지털도 주역은 사람이고 경쟁력의 원천은 아날로그라는 얘기입니다. 무성영화 아티스트가 들려주는 무언의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보았으면 좋겠습니다.(2012.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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